영어敎

기원: 먼 옛날 어떤 앵글로색슨인이 26개의 성스러운 신들을 섬기기 시작함, 일종의 다신교.

알파벳 신을 믿는 자들에 대한 축복과 불신자에 대한 벌이 약속되어 있다고 경전에 쓰여 있음.

국내 신자 수: 너무 늙지도 어리지도 않은 남녀불문 거의 전 연령층의 사람들, 고로 대략 4000만?

예배당: 전국에 흩어져 있는 초중고등학교 모두에 있음,

소위 '학원'이라 불리는 사설기관들에서도, 의무교육 마친지 오래된 성인 신자들이 열심히 예배드리고 있음.

대부분은 '토익', '토플', '텝스'등 신앙심이 얼마나 깊은지를 측정하는 시험을 대비하기 위함이라 알려짐.

위 시험들을 통해 자신의 믿음이 깊다는 것이 증명되면 진학, 취직, 승진 등에 매우 유리해짐.

주된 전파경로: 모든 미디어 및 매체들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전파 경로 따위는 없음.

노랑머리, 푸른 눈의 '헬로하쉼니카'들이 광신자들을 끌어모으는데 유리하다고 함.

한손에는 어린 자기 자식들의 손을, 다른 손으로는 돈뭉치를 움켜쥔 채로 뛰어오는 아줌니들 다수 목격.

은총: 충분히 열성적으로 알파벳신들을 섬기기만 하면, 은총을 받아 '방언'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우리나라 말에는 없는 혀꼬부라진 소리들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뜻하는데,

이 경지까지 올라 산 넘고 바다 건너 '헬로하쉼니카'들과 문제없이 의사소통 할 수 있게 되는 순간을

많은 신도들은 가문의 영광으로 삼으며,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첩, 공책, 손바닥(응?)등에 경전을 닥치는대로 베껴가며 신앙을 갈고 닦고 있음.

어린이들에게 혀 수술을 하면 은총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유언비어가 암암리에 돌고 있기는 하나,

사실인지 여부는 밝혀진 바가 없음.

부작용: 수많은 젊은 친구들이 단지 '신앙심을 굳게 하기 위해' 다녀오는 성지순례 비용만 매년 수천억원 추정.

아이를 아예 성지에서 생활하게 하고, 자신은 한국에 남아 뼈빠지게 돈 벌어 생활비 보내기나 하는 기러기 아빠 양산.

대통령 인수위원회 위원장의 '어린쥐 공격'으로 선량한 시민들에게 치명적인 정신적 대미지 발생 등등..

어쩌면 나는 이런 개판 5분전 시국-_-에 의한 혜택을 본 사람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밥 먹고 놀 궁리밖에 못 하는 초딩 5학년때 '성지'로 건너가서,

소위 입시지옥이 마악 시작되려는 중1때 컴백,

나에게 내린 신의 은총을 그 이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었으니까-_-;;

무슨 시험이건, 어떤 경쟁이건, 뭐든지 간에 높은 공인 영어점수가 있는 것은 천군만마 만큼의 위력을 발휘한다.

어쩌면 그보다도 더 낫지, 천군만마가 시험장을 쓸어버릴 수는 있어도 시험문제를 찍어줄 순 없으니;

대학 입시건, 취뽀를 하건, 승진을 노리건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 발목을 잡는건 영어,

동시에 몇몇 사람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도 역시 영어.

설사 공인 영어점수가 없다해도,

면접에서 '성지'에 살았던 경험을 넌지시 비춰주고 현란한 혀놀림을 보여주면 항상 (+).

가끔 드는 생각 중에 내가 만약 5년만 더 늦게 태어났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게 있다.

요새 애들 영어하는거 보니까 정말 장난 아니더만.

초딩때부터 아예 학교 대놓고 빼먹고는 외국 나가서 어학연수 받고 돌아오는 꼬마들이 글케 많다니.

최근 특목고 입학한 애들보면 CBT 260점대는 그저 그런 수준이래나?

이렇게 미친듯이 다들 영어를 파는 상황에서는,

내가 그 나이 당시 가지고 있었던 영어성적은 별로 특출난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5년 일찍 태어나서 그나마 '영어 못 하는 또래들' 사이에서 튀는 것 뿐일지도 ( '')a

어우, 애들 다 영어 못 하던ㅋㅋ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라. ㅋㅋㅋ

어쨌거나 내가 영어로 의사소통하는데 지장이 없다는 점이,

한국에 붙어있는 근 20년동안 단 한번도 실생활에서 유익했던 적은 없었다.

아, 물론 길 모르는 외쿡인들이 물어보는 말에 대답해주는건 두어번 수월하게 가능하게 되긴 했지만.

그러나 첫번째, 나에게 어떤 면에서건 좋은/유리한 일은 절대 아니었고, (내가 길 잃어서 물어보는 것도 아니고)

두번째, 외국에 나와서 사는 주제에 그 나라 말도 배울 생각 안 하는 색히들을 만나게 되서 오히려 기분은 안 좋았다.

이렇게나 쓸 일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영어를,

잘봐줘봤자 어쩌면 미쿡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인들 정도나 필요할 영어를,

온 국민들이 이래 광란에 빠져서 추구할 필요가 있는건가!!!!!

어우!! 의문스러..-_-

길거리에서 영어로 말걸면 도망다닌다는-_- 니혼징노데쓰들 좀 봐봐,

얼마나 인간적-_-이야.

사족 - 이런 류의 글에 영어를 쓰면 안 될것 같아서 의식적으로 안 썼는데 은근 힘들더라;

결국 나부터 반성해야 할듯. ㅋ

by 아크페가시 | 2008/07/24 02:36 | Yongon saint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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