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G

주택용에만 있는 전기요금 누진제도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이제와서야 시끄러운 이유는,

70년대에야 에어컨따위는 정말 부잣집에서나 볼 수 있는 가전제품이었으니, 에어컨 있는 극소수 부잣집을 겨냥한 징벌적 요금제도가 성립할 수 있었던 거고,

지금은 웬만한 서민들도 에어컨 정도는 사다놓을 수 있게 되었음에도 누진제도로 전기 사용을 억누르려 하니 다수의 시민들이 불편감을 느끼니 문제가 되는거다.

상기의 전기료 누진제는 사용량 억제에 실제로 큰 효율을 보여서 1인당 가정용 전기 사용량은 OECD 국가들 사이에서 거의 바닥 수준이다.

말마따나 전기 사용량을 억제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으니 산자부에서는 계속 유지하겠다고 하는건데...

그렇게 효율적이면 일반용 전기에도 누진제를 적용하는게 맞고, 산업용도 사용량 증가 추세를 억제하는 쪽으로 가야지.

지금이 60년대처럼 모든 국민이 푸세식 변기 써가며 오매불망 경제발전만 바라보는 시기도 아님에도,

이제 더 이상 경제 고성장이 가능한 시기도 아님에도,

그놈의 경제 발전해도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낙수효과가 미미함을 알게 되었음에도,

언제까지 "산업용/일반용은 가치를 창출하니 싸게 드립니다. 가정용은 소비용이니 누진제 먹입니다."라는 식의 논리를 국민들이 이해해줄꺼라 생각한건가.

2013년 블랙아웃 때도 가정용 전기가 원인인 것처럼 난리를 짓고 눈가리고 아웅 하더니,

가정용 전기가 전체 전기 사용량의 14% 수준이고 1인당 가정용 전기 사용량은 OECD 평균 한참 아래임이 까발려져도 나 몰라라 식이니 국민들이 열 받을 수밖에.

누진제를 계속 적용하려면 적어도 일반용도 같이 누진제를 먹이든가, 아예 폐지하든가로 가야되지 않을까 싶다.

문 열어놓고 에어컨 풀가동하는 상가들... 그걸 어느 세월에 돌아다니며 단속할건가, 단속 지나가면 다시 또 문 열면 그만인 것을.

전근대적으로 발로 뛰며 단속할 생각말고, 저런 전기낭비 사례에 요금폭탄이 가해지도록 하면 알아서 문 닫고 에어컨 킬터.

이런 의미에서도 일반용에도 누진제를 적용하는게 훨씬 현실적이겠지.

하지만 또 염두에 둬야 하는게... 누진제를 폐지하더라도 전기요금이 확 싸지는건 분명 아닐거다.

0~300Kwh 구간의 싸디 쌌던 단위요금이 올라가고, 그 대신에 400kwh 이상 구간의 단위요금이 내려가는 걸테니.

오히려 평균적으로 쓰는 가구는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더 비싸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봄.

그래도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제 에어컨 사용이 보편화된 지금에서야 40년 전의 징벌적 요금체계가 유지되는게 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소득수준이 높아져 가전기구가 많아짐으로 인해 늘어난 전기 사용량을 커버할 생각을 해야지 (물론 원가 이상의 가격으로),

사용량만 억제하려고 요금폭탄 매기는건 정당하지 않아보임.

만일 전기 공급이 너무 힘든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면, 전체 전기의 80% 이상을 써제끼는 산업용과 일반용을 산업구조를 바꿔가면서라도 사용량 억제할 일이지, 14%되는 가정용 억제해봤자 뭔 쓸모가 있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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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웃긴 건,

내 기억으로는 MB 정부때도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하려 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난 그에 찬성하였으나,

당시 야당들이 똘똘 뭉쳐 부자감세 반대한다는 식으로 결사반대 했던 기억이 분명히 있음.

지금은 여야가 당시 상황이랑 똑같은데도 누진제도에 대한 입장은 뒤바뀌어 있음.

정부가 누진제 유지 주장하고 야당은 (지금은 여당도 폐지쪽이긴 하네) 폐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

정치 정당이 어떤 신념을 가지고 정책을 펴는게 아니라 그때그때 포퓰리즘에 휘둘리며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씁쓸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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